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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잡지

번역 2021년 12월호 음악과 사람 도모토 스위밍 스쿨

by 1beat 2021. 11. 23.

 

도모토 스위밍 스쿨
TSUYOSHI DOMOTO TALK FREE SESSION Vol. 31

회원번호 031 STUTS

 

지난 회의 게스트 Yaffle 씨가 소개해주신 분은 트랙 메이커인 STUTS 씨. 이날이 첫 대면이기는 했지만 촬영 시에 어떤 공동 작업을 두 사람에게 부탁하기도 (웃음). 게다가 서로 영향을 받았다는 야마시타 타츠로 씨에 대한 이야기 등 여러 가지 화제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현장은 내내 훈훈한 공기가 흘렀습니다.




쯔요시: 저번에 마츠 씨(마츠 타카코)와 엠스테에 나오시는 것을 우연히 봤습니다

 

STUTS: 기쁜데요! 감사합니다 

 

쯔요시: 마츠 씨는 고등학교 선배님이세요

 

STUTS: 그렇군요

 

쯔요시: ‘선배님이 엠스테에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이번에 여러 음원을 들어보고 세련되네 라고 생각했어요

 

STUTS: 아니에요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쯔요시: 마츠 씨와의 곡(주: <Presence>)도 그렇지만 그렇게 음의 수를 적게 해서 계속 그루브 해나가는 인내력이 저한테는 없어서요. 예를 들어 헤이안 신궁의 봉납 연주 같은 걸 할 때는 야외이고 독특한 분위기도 있으니까 음의 수가 적은 사이에 버틸 수 있지만, 음원을 만들 때는 바로 틈을 메우고  싶어 지니까요. 그런 세련된 정적을 만드는 게 저는 어려워요

 

STUTS: 제가 평소에 곡을 만들 때는 비교적 틈을 메꿀 때가 많은데 마츠 씨와의 곡은 의식적으로 틈을 만든 부분이 있어요

 

쯔요시: 아, 그렇구나. 그리운 느낌도 들었어요. 제가 예전에 시부야나 하라주쿠로 옷을 사러 갔을 때의 거리의 파동을 떠올렸다고 할까. 멜로우한 사운드에서 긍정적임과 부정적임이 딱 적절하게 혼재되어 있던 당시 거리의 공기를 떠올렸어요

 

STUTS: 분명 유소년기 때쯤에 차에서 흐르던 야마시타 타츠로 씨나 유밍(마츠토야 유미)씨, 비틀즈의 영향이 제 음악의 뿌리에 있기 때문인가 하고 생각해요. 특히 멜로우한 곡이 좋은 건 타츠로 씨의 영향인가 싶어요. 제가 적극적으로 음악을 좋아하게 된 건 힙합을 좋아하게 되고 나서예요. 힙합에 빠져들어가면서, 특히 중학교 3학년쯤에 들었던 90년대의 힙합에 큰 영향을 받았어요

 

미야케: STUTS 씨가 쯔요시 씨의 음악을 듣고 받은 인상은 어떤가요?

 

STUTS: 펑크를 시작으로 블랙뮤직에서 느껴지는 파워를 상당히 느꼈어요. 곡은 어떤 식으로 만들고 계신지 굉장히 궁금해졌는데요 

 

쯔요시: 대부분 기타 리프나 베이스 리프로 만들고 있어요. 거기에 맞춰 비트를 만들거나. 반대로 우선 비트를 만들고 거기에 기타 리프나 베이스 리프를 올릴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엄청나게 적당히예요 (웃음)

 

STUTS: 엄청나게 적당히인가요 (웃음)

 

쯔요시: 정말 그래요. 이번 『GO TO FUNK』라는 앨범은 코로나 사태로 한 5일 정도에 팟 하고 만들었어요. 그 후에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형태를 만든 곡과 스튜디오에 가지 않고 집에서 점점 빌드업했던 곡이 있고. 나머지는, 예를 들어 여기 있는 티슈를 슉 하고 들어 올릴 때의 소리라든지 꾸깃꾸깃 구기는 소리를 폰 어플로 녹음하거나. 그런 식으로 재밌다고 생각한 소리를 곡의 배후에 살짝 넣어보기도 하고

 

STUTS: 저도 비슷한 걸 하고 있어요 (웃음)

 

쯔요시: 그렇구나! Koala Sampler라는 어플이 꽤 좋죠

 

STUTS: 방금 이야기를 듣고 트랙 메이커 같은 작업 방식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리프를 만들고 나서 비트를 짜거나, 비트를 짜고 나서 리프를 만들거나 하는 거요. 기본적으로 싱어송라이터 분들은 우선 코드나 멜로디를 만드는 사람이 많다는 인상이 있는데 그렇지 않으시구나 했어요

 

쯔요시: 그렇네요. 음은 기타나 피아노로 곡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는데 베이스를 굉장히 좋아하게 됐다는 게 커요. 베이스나 드럼의 저음의 꿈틀거림 속에서 대지를 만들고, 그 대지 위에 나무나 바위를 만들고 바람을 불게 하고, 하늘을 만들어서 별을 여기저기 박아 넣거나 태양의 빛을 받는 것 같이요. 그런 이미지로 사운드를 구축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좋을지도 나쁠지도 모르겠지만 제 곡은 반드시 가사가 앞으로 나와야 하는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어요. 가사가 비트를 받쳐주는 것으로써의 기능을 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 100%로 노래를 들려주고자 하는 의식이 옅은 거죠. 모든 음을 들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으니까 “보컬이 좀 작은데요”라고 듣는 경우도 자주 있어요 

 

STUTS: 저도 음악이란 반드시 노래가 정중앙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쯔요시: 응응. 노래라고 하기 보다도 악곡이 들려오는 느낌이라고 하나요. 그거야말로 저도 야마시타 타츠로 씨의 악곡을 듣고 배운 감각이 크게 있어요. 전에 타츠로 씨와 이야기했을 때 “네가 어수선한 가사를 노래하는듯한 음악으로 가지 않고 펑크나 소울이 좋아졌다는 게 안심되고 기쁘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웃음). 그 말씀이 굉장히 타츠로 씨 답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타츠로 씨다워서 멋있다고 생각했던 건 ‘밝은 곡이 좀처럼 써지지 않아’라고 하신 거요. 악곡 제공 오퍼를 받아도 밝은 곡이 솔직하게 써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게 저에게는 야마시타 타츠로는 멋지구나라고 새삼 강하게 느껴졌던 에피소드예요

 

미야케: STUTS 씨의 곡도 특유의 애수나 향수를 띄고 있지요

 

쯔요시: 맞아 맞아, 있죠

 

STUTS: 저도 그건 자각하고 있어요. 리스너로서 듣는 음악도 애수를 느낄 수 있는 곡이 좋아요. 그건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도 다른 것도 그런 작품에 끌리는 부분이 있어요

 

쯔요시: 힙합이 근본에 있으면서 그러한 애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이거나 좀 서글픈 맛에 끌리는 건 드문건가? 힙합은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공격적인 인상이 있지만, 저는 제가 공격적으로 대화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누구를 디스 하거나 자기주장을 왁! 하고 말하듯이 하는 걸 별로 잘하지 못해서요. 하지만 펑크는 어느 쪽이냐면 ‘예에-!’하는 듯한 느낌이고 (웃음), 주장을 강요시키는 것이 없어요. ‘자유롭게 같이 춤추자’ 같은 분위기가 주축에 있으니까 이렇게 좋아하게 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물론 딥한 펑크에는 네거티브한 요소나 정치적인 주장을 강하게 하고 있는 곡도 있지만 그래도 때려 부수기 보다도 ‘같이 극복하자’라는 바이브를 느끼는 게 많으니까요. STUTS 씨의 음악은 굉장히 섬세한 애수가 느껴지니까  그다지 힙합과 연결하는 이미지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STUTS: 그걸로 말하자면 저는 힙합의 공격적인 부분도 좋아하지만, 제가 가장 공감하거나 마음에 와닿는 건 샘플링 같은 부분이에요. 특히 90년대의 힙합은 펑크나 소울을 샘플링한 곡이 많으니까요. 거기에서 느끼는 음악적인 펑크나 소울이 가장 마음을 울렸다고 생각해요. 제가 랩을 하려고 하지 않고 비트 메이크에 깊이 빠졌던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영어로 공격적인 걸 말하는 랩도 하나의 스타일로써 굉장히 좋아하지만 스스로가 애수 있는 것이나 즐거운 음악을 듣고 마음을 구원받은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제가 표현한다면 공격적인 건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 있어요. 그렇게 제가 좋다고 생각한 감각을 소중히 하며 곡을 만들면 저절로 그런 분위기가 되어버리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미야케: STUTS 씨도 처음에는 랩도 하셨던 거군요

 

STUTS: 네. 처음에는 랩을 하려고 비트를 만들기 시작하니까 점점 비트 메이크에 흥미를 갖게 되었어요

 

미야케: 시간이 지나고 최근 작품에서는 랩을 하거나 노래하게 되었고요.

 

STUTS: 맞아요. 하지만 랩이나 노래의 스킬은 전혀 없기 때문에 아직 부끄러운 부분도 있지만요 (웃음)

 

쯔요시: 점점 더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STUTS 씨만의 애수 있는 랩이나 노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요

 

STUTS: 그렇네요. 좋은 곡을 만들게 되면 조금씩이라도 해보면 좋겠네요

 

미야케: 그리고 STUTS 씨는 뉴욕의 할렘에 MPC(샘플러)를 가지고 스트리트 라이브를 하러 갔던 적이 있었죠. 좀처럼 얻기 어려운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쯔요시: 헤에! 그건 언제쯤이에요?

 

STUTS: 지금으로부터 8년 전 정도예요. 대학 졸업여행을 겸해서 갔어요. 뉴욕의 할렘은 힙합이 태어난 성지니까 어딘가에서 라이브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현지 사람들에게 상의했더니 “그 근처에서 스트리트 라이브 해버려”라고 해서 (웃음)

 

쯔요시: 아하하하하! 좋은데요

 

STUTS: 그래서 1주일간의 여행 중에 길거리 라이브가 가능한 기재를 모아서 했어요. 제가 만들고 연주한 비트로 할렘의 사람들이 춤을 춰주는 게 굉장히 기뻤어요

 

쯔요시: 사람이 춤을 춘다는 건 근원적인 것이니까요. 이번에 저도 춤을 출 수 있는 펑크를 앨범에서 제시하고 싶었어요. 댄서가 춤 출수 있는 펑크라는 게 테마이기도 했어요. 물론, 댄서분들은 펑크를 틀면 팍 하고 춤 출수 있지만 댄스도 진화를 하고 있잖아요? 펑크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스탭도 절대적으로 있고. 그 진화계로 춤 출수 있는 펑크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뮤지션도 댄서도 관객도 즐거울 수 있는 펑크. 이 세 가지를 이루는 게 꽤 어렵지만 어렵기 때문에 하는 보람이 있었어요. 그래서 드럼의 킥이나 베이스의 뉘앙스나 스네어의 타이밍감이라든지, 상당히 의식적으로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트랙을 구축해나갔죠. 그런 의미에서도 STUTS 씨가 뉴욕에 가고,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춤을 추는 광경을 눈앞에서 본 건 좋은 경험을 하셨다고 생각해요. 그 행동력도 굉장하다고 생각하고요

 

STUTS: 그때는 이미 저한테 행동력이 있는지 생각하지 못했어요 (웃음). 나중에 생각해보니 굉장히 활동적이었네 하고 생각했는데, 호기심에 움직여졌던 거죠. 4년 전에도 미국에서 라이브를 했었는데, 해외 관객분들은 역시 비트를 타주시는 느낌이 강해서 일본에서 라이브를 했을 때와는 다른 부분에서 고조된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쯔요시: 역시 그렇군요

 

STUTS: 제 곡들 중에서 멜로우한 편이지만 비트가 비교적 확실한듯한 곡에 가장 분위기가 고조됐던 게 기뻤어요

 

쯔요시: 역시 일본인보다도 해외 사람들이 비트에 강하게 반응하네요. 예를 들면 일본인은 쿵쿵쿵쿵 하는(4박자 정박 리듬) 킥이 울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왠지 즐겁고 좋은 곡이네요’라는 인상을 받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해요. 라이브를 하고 있어도 기타를 칠 때에 반응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든지. 근데 미국에서 라이브를 하면 전혀 다른 부분에서 반응해주는구나 하고 생각되네요

 

미야케: 쯔요시 씨는 해외에서 라이브를 하는 것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나요?

 

쯔요시: “네, 하세요”라고 한다면 하고 싶어요. 여기보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라이브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라이브에서는 음원을 넘어선다는 전제로 하고 있어요. 이번 투어는 서두부터 22분간 논스톱으로 계속 연주하고 있죠

 

STUTS: 굉장해요!

 

쯔요시: 밴드 멤버들도 다들 정말로 힘들 거라고 생각하지만, 직접 춤추고 노래하면서  원하는 그루브를 멤버에게 청하는 듯한 감각으로 하고 있어요. 몰아치는 22분간을 지나 MC에서 조금 별 볼 일 없는 이야기를 하고(웃음), 다시 휘몰아치는 세션에 돌입하는 것처럼요. 이전까지는 시간을 들여서 줄줄이 펑크로 갔지만 코로나 사태가 일어난 후에는 라이브 시간도 타이트하게 구성해야 하니까요. MC에서 곡의 설명을 하거나 하는 것도 없고, 점점 일본인 관객에게는 맞지 않는 라이브가 된 걸까 하고 생각해요

 

미야케: 어떤 의미로는 해외 같은 라이브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쯔요시: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관객을 두고 가지 않도록 MC에서 설명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고 염려도 했었지만, 이 투어는 어쨌든 하고 싶은 것을 때려 넣은 느낌이기 때문에 해외 같은 라이브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또 올해의 헤이안 신궁 라이브는 트리플 베이스로 해봤고요 (웃음)

 

STUTS: 곡마다 베이시스트가 교체되는 게 아니라 한 곡에서 세 명의 베이스가 연주한단 건가요?

 

쯔요시: 맞아 (웃음)

 

STUTS: 대단해요! 재밌을 거 같아요

 

쯔요시: 나중에 꼭 라이브 영상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서 제법 실험적인 걸 했지만 다들 잘하기 때문에 공존이 이루어졌고 어수선하지 않아요

 

STUTS: 저는 최근 2년 정도 밴드 세트의 라이브를 할 기회가 많아졌는데 굉장히 즐거워요. 밴드에서 만든 게 아닌 음원을 라이브에서 어떻게 밴드에 적용시킬까 하는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어요

 

미야케: 그리고 STUTS 씨는 어쿠스틱 악기 공부도 최근 하고 계시죠?

 

STUTS: 네. 건반과 기타를 배우고 있어요. 드럼도 배우고 싶지만 좀처럼 스케쥴이 맞지 않아서요. 드럼은 아직 두세 번밖에 레슨을 못 받았어요

 

쯔요시: 그래도 대단해요! 노력가네요

STUTS: 저는 밴드 경험도 없고, 정말로 MPC 이외에는 아무것도 칠 수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계속 이상태 그대로인 건 싫다고 생각해요. 호시노 겐 씨의 밴드에 참가하게 되었을 때 ‘밴드 사운드는 이렇게 구축되는구나’하고 생각했던 경험도 컸어요. 실제로 어쿠스틱 악기를 공부하는 것으로 상당히 시야가 넓어졌죠

 

쯔요시: 그럼 표현방법이 앞으로 더욱 넓어져가겠네요 

 

STUTS: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쯔요시: 코로나가 종식되면 같이 세션 해보고 싶다

 

STUTS: 꼭, 꼭이요!

 

쯔요시: 정말로 언젠가 꼭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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